New Testament/Philemon

빌레몬서_하나님의 사진첩에 찍혀진 가장 아름다운 순간

Abigail_아비가일 2021. 9. 12. 00:28

얼굴에 온통 두려움에 휩쌓인 한 남자가 좌우를 살피며 어디론가 도망을 간다.
가슴에는 훔친 돈주머니를 움크려쥔 채.
얼핏 그의 얼굴을 보면 돈다발이 아닌 칼을 품은 것 같아 보인다.
적어도 그렇다. 마치 강도같아 보였다.



그가 헐레벌떡 들어간 곳은 그의 몸을 숨길 수 있는 은신처였다.
어찌 발걸음한 영문인지는 모르나, 도망한 걸음이 '로마'에 까지 도달했다.
잠시 자신을 쫓아오는 자들이 없는지 살피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제 좀 쉴 수 있겠다.."

때마침, 그를 기다리기라도 했던가.
한 노년의 남자가 매우 환한 신비한 옅은 미소를 품고,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이 두려움 많은 강도에게 다가왔다.

아무리 필림을 돌려봐도 이 노년의 남자는 마주했던 적이 없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얼굴.
그러나 그는 마치 자신을 알고 있다는 듯이 그렇게 친근히 다가온다.

왜?
대체 왜?



바울과 오네시모의 이야기이다.
오네시모가 어떤 심정이었을지 상상해봤다.


당시 오네시모는 노예였다.
바울 시대의 노예는 경제적인 이유와 출생으로 결정되었지 포획이나 인종에 의함이 아니였다. 그러나 개인 가정의 노예는 사회에서 최하층에 속했다. 그것은 로마법의 어떠한 권리도 누리지 못함을 의미했다. 주인은 자기 종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었다.
심지어 도망한 종들을 십자가에 못박기도 했다.



골로새에 빌레몬 주인을 섬기던 오네시모.
그에게 어떤 마음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빌레몬의 집에서 무엇인가를 훔쳐서 가능한 먼 곳 (로마)로 도망을 갔다.
(18,19절. 그가 만일 네게 불의를 하였거나 네게 빚진 것이 있으면 그것을 내 앞으로 계산하라
나 바울이 친필로 쓰노니 내가 갚으려니와 네가 이 외에 네 자신이 내게 빚진 것은 내가 말하지 아니하노라)

그리고 그는 바울을 만났고,
바울에게서 복음을 들었었는지, 그 전에 회심했는지는 모르지만..

오네시모는 회개하게 되었다.



나는 오늘 본문인 빌레몬서에서 특별히 주목한 구절이 있다.

12절. ... 그는 내 심복이라.


'심복'이라는 말은 옆에 원어를 보니 '내장, 심장, 애정'이라는 뜻이란다.
심장과 같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을 가리킨다.

바울과 도망자 오네시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분명 도망자였는데, 바울의 심장과 같은 아들이 되었을까?




10절.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네게 간구하노라.

바울은 오네시모를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이라고 표현한다.


모르긴 몰라도, 상상력을 동원해본다면..
두려움과 후회와 자책과 낙심과 분노로 가득차있던 오네시모와 진리의 사나이 바울과의 만남이 열쇠가 될 것 같다.

바울은 오네시모에게 복음을 전했을 것이고.. 오네시모는 회개했다.. 회심...

예수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했던 그 순간. 회심의 기억이
바울은 오네시모를 '사랑하는 형제,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심장과 같은 아들'이 되게 하지 않았을까?



회심..

한 영혼이 하나님 앞에 정말 자신의 마음을 돌이키는 그 모습이..
하나님께서는 '심복이라..' 할 만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복음은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것 같다.
신분과 환경과 처지와 내 마음의 상태와.... 종과 주인의 관계 까지도 뛰어넘는다.
어떤 죄에 어디까지 이르는 흉학한 범죄에 이르렀던지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하나님은 '회개하는 심령..'을 아름다운 열매로 바라보신다.
'내 심장이다..' 할만큼.
하나님의 기억의 사진첩에 대문짜만하게 찍어놓는.. 회심의 순간..

가장 수치스럽고 부끄럽고.. 온 몸에 힘이 다 빠져 털썩 주저 앉는 자신의 절대 절망의 그 순간이
이제는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절대믿음으로 바뀌는 그 순간으로

하나님께서는 '가장 아름답다..내 심장이다..' 할 만큼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지 않을까.




가난한 마음을 구하자.
바보가 되기로 결정하자.

하나님 없이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가장 행복하다.

행복한 바보의 행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