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Testament/2 Samuel

사무엘하15장_하나님의 처분을 기뻐하는 자, 그는 참으로 겸손한 사람이다.

Abigail_아비가일 2021. 9. 3. 16:13

압살롬은 왕자로 복귀했다.

그러나 나는 예상하고 있었다.

압살롬의 반역을 ...

 


 

시끌벅쩍하게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성문 길 곁'에 훤한 청년이 서 있다.

얼마나 부지런한지.. 아침 일찍이 일어나 성문 길 곁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하나 하나 정성스레 바라보며, 눈에 총기를 부린다.

 

"어느 성읍 사람이냐?" 

" 저는 이스라엘 베냐민 지파 사람이옵니다. 왕께 송사를 하러 왔습니다"

 

마치 당신이 낚을 고기를 발견했다는 미소를 지으며,

압살롬은 어김없이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눈빛으로.

" 하하, 맞소. 당신의 일이 옳소. 그리고 참 바르오. 그러나 왕께서 당신의 송사를 들을 사람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요....  송사나 재판할 일을 왕께서 세우셨으면 얼마나 좋았겠소!  바로 내가 그 일을 하기를 원하오! "

 

2절. 압살롬이 일찍이 일어나 성문 길 곁에 서서 어떤 사람이든지 송사가 있어 왕에게 재판을 청하러 올 때에 그 사람을 불러 이르되 너는 어느 성읍 사람이냐 하니 그 사람의 대답이 종은 이스라엘 아무 지파에 속하였나이다 하면

3절. 압살롬이 그에게 이르기를 보라 네 일이 옳고 바르다마는 네 송사를 들을 사람을 왕께서 세우지 아니하셨다 하고

4절. 또 압살롬이 이르기를 내가 이 땅에서 재판관이 되고 누구든지 송사나 재판할 일이 있어 내게로 오는 자에게 내가 정의 베풀기를 원하노라 하고

 

그렇게 이스라엘 무리 중 왕께 재판을 청하러 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압살롬 그는 도둑질 하기 시작했다.

 

6절. 이스라엘 무리 중에 왕께 재판을 청하러 오는 자들마다 압살롬의 행함이 이와 같아서 이스라엘 사람의 마음을 압살롬이 훔치니라


그렇게 압살롬은 아버지 다윗왕에 대한 반역을 단행한다.

헤브론으로 올라가,

그토록 원했던 전쟁의 나팔소리를 불며.

아하, 그토록 마땅했던. 자신이 왕이 되어야 마땅했던 그 일을 단행해야만 했던 것이다.

 

'물론이지, 내가 왕이 되었어야지.

아버지, 그 다윗의 시대는 지났지!

모두들 보아라! 나를 따르는 호위대를 보아라!

훌륭한 저 말을 보아라! 저 병거를 보아라!

다윗의 시대는 지났다! 이제 저 늙은이가 무슨 전쟁을 할 수 있겠는가!

나를 보아라! 훌륭하고 훤칠한 새 왕을!'

 

12절...... 반역하는 일이 커가매 압살롬에게로 돌아오는 백성이 많아지니라


 

이 소식은 예루살렘 궁궐 다윗에게도 들려왔다.

어느정도 예상했던 바, 다윗은 금방 짐을 꾸리고 도망하기로 결정한다.

14절. 다윗이 예루살렘에 함께 있는 그의 모든 신하들에게 이르되 일어나 도망하자 그렇지 아니하면 우리 중 한 사람도 압살롬에게서 피하지 못하리라 빨리 가자 두렵건대 그가 우리를 급히 따라와 우리를 해하고 칼날로 성읍을 칠까 하노라


어느정도 예상했을까,

언제부터 예상했을까,

압살롬이 암논을 죽였던 때로부터? 그술에서의 3년 때? 혹은 예루살렘에 돌아와서?

아버지와 입을 맞출 때? 

과연 압살롬이 반역할 것이라 다윗은 예상했던가? 그것을 눈치채고 있었을까?

 

그런 경위를 살펴볼 겨를도 없이, 후궁 10명만 남겨두고.. 도망치듯 궁을 나와야 했다.

 

'그 아이가 왜 그랬을까..그 아이를 어떻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 반역은 죽여야 하는데..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영광은 모두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렇게 도망치듯 궁에서 나온 다윗은..

울며 머리를 가리고 감람산 길로 올라간다.

 

눈물로..

흙더미를 맨발로 밞으며..

눈물로, 한걸음씩 옮겨..

자신의 부끄러운 머리를 스스로 가리고..

그렇게 한 걸음씩 감란산을 올라간다..

 

'압살롬아.. 내 아들 압살롬아.. 네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 네가 왜 그 자리에 있느냐..

네가 선택한 그 길을 네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내 아들 압살롬아..'

 

눈물로 올라간 그 산,

눈물이 강같이 흘러서..

맨발을 적시고..

감람산까지 촉촉히 적셔갔다..

 


다윗의 마음을 묵상해 보았다.

어찌할 수 없는,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휘몰아치는 상황 속에서의 다윗.

 

무엇을 먼저 선택해야 할른지..

어떤 길로 가야할런지 알지 못한 채..

그저 다시 도망자의 신세가 되어버린 다윗..

 

그에게 광야는 익숙한 곳이었다.

오히려 눈물의 추억이 머물러 있는 곳이 아니였겠는가.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아들의 반역, 아들의 죽음,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길로 가버린 아들의 반역 앞에서의 그의 모습은

자존심도 없고 왕의 명예도 없고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은

눈물로 자신의 맨발을 씻기는 도망자, 죄인의 모습이다..

 


 

오늘 나는 묵상을 하면서,

다윗의 고백에 주목하게 된다.

 

25절. .. 만일 내가 여호와 앞에서 은혜를 입으면 도로 나를 인도하사 내게 그 궤와 그 계신 데를 보이시리라

26절. 그러나 그가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기뻐하지 아니한다 하시면 종이 여기 있사오니 선히 여기시는 대로 내게 행하시옵소서 하리라.

 

하나님의 처분에 자신을 맡긴다는 이 고백..

내가 은혜를 입으면, 그 하나님의 결정도 옳고..

그러나 그 은혜도 입을 수 없다면,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오니.. 그분의 처분대로 내게 행하기를 바라는 이 겸손한 마음..


 

혹 다윗은, 

밧세바를 범한 사건 이후에, 자신에게 꼭 일어났어야만 하는 그 일이 일어났다는 그 태도로

 

자신의 처지를 불쌍해하여 연민에 빠지거나

왕의 권위를 앞세워서 반역을 처치히버린다거나

아니면, 자신의 실력을 보이며 사람들을 동요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죄값을 치루는 겸손한 심정으로,

눈물로서

맨발로서

왕인 자신의 머리를 가리고..

 

그렇게 한 걸음씩 산을 올라간다.

 

하나님의 처분에 나를 맡깁니다..

하는 바로 그 고백으로..


이 겸손한 심정..

이 겸손함..

이 회개함과 겸손함..

 

자신의 죄인됨을 인정하는 겸손함..

그리고 기꺼이 주신 십자가를 받아들이는 다윗의 마음이. 오늘을 살아가는 내게도 가슴에 와닿게 다가오는 것은,

 

참으로 죄를 내 방법으로 덮어버리고 싶은 마음

합리화 하고 싶은 마음

도리어 반항하고 싶은 마음

저항하고 싶은 모든 마음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하나님께서 다윗을 통해 내게 보여주고 싶으신 마음은,

바로 하나님의 처분을 기다리는 겸손한 마음이다.

 

바로

'나는 하나님 앞에 죄를 범한 죄인입니다. 저는 이러한 하나님의 처분을 당해도 마땅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처분에 나를 맡깁니다.'

 

라고 하는,

'무'의 상태, '0'의 상태.. 받아들이는 상태.

바로 이 마음이다.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성경 내내 누누히 말씀하셨듯이,

이렇게 자신을 부인하는 자에게 부활의 생명을 약속하셨다.

--

그렇다.

부활의 생명은 누구에게나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겸손하게 회개한 심령에게..

자신의 죽음을 지고 가는 심령에게..

바로 그 심령에게 주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