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Testament/Timothy

디모데후서1장_사랑하는 아들에게..

Abigail_아비가일 2021. 9. 11. 16:05

사랑하는 아들.. 디모데에게..

한 참을 펜을 쥐었다가.. 놓았다가. 다시 울렁거리는 속을 다스렸다가.
편지 한 글자 쓰기가 이렇게 어려웠었나. 무슨 말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할까.
기쁘기도 슬프기도 감격이기도 아픔이기도 벅찬감격이기도 한 이 묘하고 이상한 복잡미묘한 감정은 뭘까. 무어라고 표현해야하나.



사랑하는 아들.. 디모데야.
이제는 이름을 부를 날도, 머지 않았구나.

쓱 . 지웠다.
그리고 다시 펜을 들었다.

디모데.. 내.. 아들. 내 가슴으로 낳은 내 아들 디모데..
내 아들..



바울 서신에 끝자락이 보인다.

아, 바울. 정말 멋진 사나이 바울.
이제 디모데후서와 디도서 밖에 남지 않았던 것이 참 아쉽다.


바울. 자신의 일생에 선명한 예수의 흔적을 남긴
아낌 없이 밀알이 된 그 사람.
이제 그토록 기다리던 그 날. 사랑하는 주님을 만날 그 날을 코앞에 두고 있다.

밖으로는 네로의 핍박이 기승을 부리고
자신은 로마의 감옥 안에 갇힌 상태에서
생을 마감하려는 바울에게.

가장 감격이고 기쁨이면서도 무거운 자리는 바로 ‘디모데’였다.



바울의 생을 마감하기 전, 디모데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한평생을 드려 사랑한 복음. 그것과 운명을 함께한 아들 디모데에게 바울은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오늘 본문 디모데후서 1장은, 다른 서신서와 다르게, 한 절 한 절. 아니 한 글자 한 글자에 바울의 인생 전부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나이의 인생 전부가 담긴 편지.
그러나 그는 매우 절제한 표현으로, 그러나 자신의 생명의 전부를 담아 한 글자씩 적어내려간다.



2절. 사랑하는 아들 디모데에게 편지하노니 하나님 아버지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로부터 은혜와 긍휼과 평강이 네게 있을지어다
3절. 내가 밤낮 간구하는 가운데 쉬지 않고 너를 생각하여 청결한 양심으로 조상적부터 섬겨 오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5절.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바울의 가슴에 디모데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구절에 보면, 밤낮 간구할만큼. 쉬지 않고 너를 생각하여 하나님께 감사할만큼 (3절)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그 이유는 5절에 나와있다. 이는 ‘네 속에 있는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 때문이었다.


하나님을 향한 순전한 믿음.
말씀을 사람의 말로 받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았던 믿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살아 실제하시는 주로, 사랑하여 따라갔던 믿음.
실제하신 하나님이 만왕의 왕이시자. 역사의 주관자 이심을 믿었던 그 절대 믿음.

디모데의 영혼에 맺어진 ‘믿음’이라는 열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늘 실제하여.

디모데의 ‘사역’이 아닌 ‘디모데 자체’가 열매가 되게 하였다.



한 사람이 곧, 열매가 되어버린.
그 안에 맺혀진 하나님 한 분을 향한 ‘믿음’이..

얼마나 예쁜지 아니.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니..
그 믿음만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얼마나 하나님 앞에 감사한지 아니..


바울이 디모데에게 한 고백인데, 도리어 하나님이 내게 주시는 위로의 고백으로 들려진다.


보여지는 것 없이. 내 손에 들은 열매 하나 없어도,
내 안에 예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한 믿음. 그 자체를 열매로 보시고..
나를 있는 힘껏 안으시는 아버지의 마음.


네 안에 예수로 인한 믿음이 얼마나 예쁜지 아니..
그 믿음을 내가 얼마나 기뻐하는지 아니..

모르죠. 제가 어떻게 알아요. 라고 답해버린다. 왠지 쑥스럽다.



내가 한 것도 아닌데, 은혜주신 분은 하나님이신데.
나를 택하신 것도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을 보이신 것도 하나님이시고.
은혜와 긍휼 베푸신 것도 하나님이신데.
난 그냥 기쁨으로 받은 것 뿐인데.. 그것을 열매라고 하신다.

난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요 15:5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맞네. 주님이 하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