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Testament/Numbers

민수기3장_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

Abigail_아비가일 2021. 8. 27. 16:37

나는 레위인입니다.

태어나기를 레위인으로 태어났습니다.

나는 이스라엘 사람입니다.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섬깁니다. 유일한 분이시죠.

 

사람들은 나더러 허약하다고 곧잘 말했습니다.

얼굴이 창백하다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물론 다른 비해서 이겠지요. 광야의 햇빛과 창백은 어울리지 않으니까요.

애굽에서 우리 민족이 빠져나올 때, 나는 소년이었습니다.

나에겐 살아계신 하나님이 너무도 생생합니다.

그분은 강력한 분이셨습니다. 창밖으로 벌어지는 우박을 보았을 때.. 사실 나는 그 때 바지에 오줌을 지렸습니다. 엄마에게는 비밀이만은요.

엄청난 메뚜기 떼. 와 엄청난 흑암.

그 엄청난 강물에 핏빛이 들었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인가요

아니면.. 온 애굽에 개구리 울음소리로 가득 찼을 때였을 때일까요.


어느 때였을까요. 난 그 하나님이 너무 좋아졌습니다.

우리민족을 해치지 않는 좋은 신이라서이기보다는요. 뭐랄까요 그냥 그분이 좋아졌습니다.

멀리 있는 어떤  분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뭐랄까. 애굽의 어떤 신과 정말 다르다고 느껴졌어요. 물론 입밖으로 그 말을 꺼내진 않았지만..

 

무언가 달랐어요.

그분은 저렇게 화가난 듯 애굽을 쳐 버리시지만.. 참 착한 분이야. 참 좋은 분인 것 같아.

 

이따금 하늘을 바라봤어요.

그리고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일종의 따뜻함과 같은 거요.


사람들은 나를 허약하다고 했습니다.

뭐 튼실하게 일도 못할  뿐 아니라 곧 죽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죠.

얼굴이 창백하다고요.

그러나 나는 홍해 수족관을 통과해 지금 이곳에 멀쩡히 살아있습니다.

 

나는 줄곧 혼자 놀았습니다.

그런대로 광야는 재미있었습니다.

광야는 매우 흥미로운 곳이었어요.

사람들은 매일 같은 풍경에 금방 실증나는 것 같았지만, 나는 매일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지요.

 

하늘을 바라볼 때,

흘러가는 바람의 감촉을 느낄 때

숨막히고 쏟아지는 햇빛의 강함을 느낄 때

 

나는 알 수 없이 행복했습니다.

그런 나를 사람들은 미쳤다고 이야기했어요. 어떤 사람들은요.

아마 허약해서 그럴것 이라고 하기도 했죠.

 

아무렴 상관없습니다.

나는 레위인이거든요.


아, 뛸 뜻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리가 아론 제사장님을 섬기는 지파라고 하는거에요!

다른 지파들은 모두 군사 작전에 나가는데.. 우리 지파는 회막에서 있을 거라고요.

음, 회막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 기구를 닦는 것이나 옮기는 것이나 이런 일들을 맡을 것이래요

온종일 성막 안에서.. 성막에서 먹고 성막에서 생활하는 그런 것인가봐요

 

6절. 레위 지파는 나아가 제사장 아론 앞에 서서 그에게 시종하게 하라

7절. 그들이 회막 앞에서 아론의 직무와 온 회중의 직무를 위하여 회막에서 시무하되

8절. 곧 회막의 모든 기구를 맡아 지키며 이스라엘 자손의 직무를 위하여 성막에서 시무할지니

 

우리 지파의 운명이 결정지어졌습니다!

그리고 나는 레위인이에요!

자랑스러운 레위인!

나는 레위인이에요!!

 

뛸 듯이 기뻤어요!

내가 레위인이라니! 내가 레위인이에요! 내가 레위인이야!

 

엄마 아빠는 근심이 어린 표정이셨어요. 이유는 모르지만.. 너무 답답할 거라나요

그러나 나는 하루종일 싱글벙글입니다.

하루종일 성막에서.. 하루종일 하나님을 섬긴다니.. 하루종일.. 하루종일 평생이요!!

역시 내 예감이 맞았어요. 하나님 그분은 좋은 분이세요. 어쩜 내 마음을 이리도 잘 아셨죠?


우리는 아론 제사장님에게 맡겨졌어요

아무렴 어쩌든지 좋았어요. 너무 자랑스러워요!

온전히 맡겨진다는 것.. 온전히..

 

9절. 너는 레위인을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맡기라 그들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아론에게 온전히 맡겨진 자들이니라

 

아론에게 온전히 맡겨진 자들..

나는 레위인입니다.

 

정말 자랑스러운 레위인입니다.

 


만약 사랑한다면..

..

진심으로 ‘속해지고’ 싶을 것이다.


사랑은 그러한 속성이 있다.

나를 던져버리는 속성이다. 희생이 희생으로 여겨지지 않는 속성. 기쁜데, 그 안에 또 기쁨이 있는 속성.

다시 말해 계산이 없는 .. 다른 생각이 없는.. 다른 생각을 품을 수 없는 존재적인 특성이 있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계산하지 않아도 되어지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그것이 되어지는 것은 ‘사랑’이라는 에너지 때문이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에너지가 있다.

분노의 에너지, 상처의 에너지, 질투의 에너지,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에너지, 미움의 에너지, 등등의 에너지가 있다.

이 에너지들은 모두 원인이 ‘나 자신’에게 향해져 있다.

‘나’를 위한 에너지이다.

 

이런 에너지도 어마어마한 힘이 있다.

그래서 결국 역사를 바꾸어내고, 한 민족을 등장시켰다가 사라져버리게 하기도 하며..

어떠한 흐름을 꺽어버리기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비교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에너지이다.

동일하게 강력한 힘이 있지만, 너무나 대조되는 것은…

에너지의 원인과 방향과 초점이 ‘나’ 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확히 ‘누군가를 위해서’ 존재한다.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서 에너지를 쓰고 발휘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이것은 선하고 아름다우며..

때로는 위의 모든 에너지보다 비교할 수 없는 에너지를 발휘하고는 한다.

 

내 자신이 없어져버려도 되는..

자신을 던지는 희생.. 희생을 희생으로 여기지 않는.. 바로 그 에너지인 것이다.


장담하건데 이 에너지 속에는 ‘후회’라는 단어가 없다.

상황과 조건에 상관없이 ‘만족’만이 있을 것이다. 영원한 만족..


오늘 주인공인 레위인 소년은 자신이 하나님께 일생이 온전히 맡겨진다는 것에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고 있다. 더 맡겨지기를 바라는.. 더 그 그 안에 있기를 바라는.. 더더더더 온전히 자신을 소유해주시기를 바라는.. 바로 그 순수한 마음..

그것은 사랑이었다.


나의 희생을 논하고 말하고 있다면, 무언가 잘못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의 희생 자체가 보이지 않았을텐데…

내가 이만큼 희생했어! 라고 하는 순간 벌써 사랑이 아닌 것이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이타적이다.

이타적인 것이 사랑이다.

 

미쳐도 하나님을 위해서, 정신이 온전하여도 남을 위해서인

사랑은 바로 그런 것이다.

고후5:13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

14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

 

사랑이 식진 않았는가? 충만한 사랑가운데 거했던 그 순간에서 멀어지진 않았는가?

가장 먼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은 그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점검할 것은 그것이다.

밤에 자기 전 점검할 것도 그것이다.

 

내가 사랑가운데 있는가

사랑.

사랑.

또 사랑이다.

 

-

생각해본다. 내 안에 사랑이 식지 않았는가. 혹시 너무 큰 파도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바람에.. 탈진하고 지치고 넘어지고 쓰러져서.. 내 안에 사랑이 남아있지 않은가? 그래서 모든 것이 희생으로 여겨지지는 않았던가? 희생에 대해 알아주지 않은 것으로 섭섭해 하지는 않았을까?

 

그렇다면 점검해봐야 한다.

내 안에 사랑이 차오르고 있는지, 내 안에 사랑이 건재하는지 말이다. 하나님 사랑이 내 안에 가득히 거하면.. 나는 희생이 눈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사랑 자체에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