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Testament/1 Samuel

사무엘상31장_허무에서 영원으로

Abigail_아비가일 2021. 9. 3. 15:44

사울이 죽었다.

그 아들과 함께..


어쩌면 그는 이번 블레셋과의 전쟁을 나가기 전에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전쟁에 나는 패배할 것이고 하나님은 나를 버렸다는 것.

그리고 다윗은 장성하여 결국 왕이 될 것이라는 것.

 

사울은 짐작하고 있었을지도..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죽음이 코 앞에 있음을..


버티고 버티고 몸부림을 쳤지만,

이 비참한 운명을 바꿔보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늪에 더 깊이 빠지는 것 만 같은..

더욱 얼기고 설긴 거미줄에 빠져드는 것만 같은..

그런,

 

결국은 바꿔낼 수 없었다.

다윗만을 죽이면 모든 것이 완벽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완벽하게 패배했다.

오히려 다윗을 왕이 되도록 도와준 꼴이 되었다는 것을.


 

미친듯이 몸부림을 칠 수록

밤새 식은 땀이

옥죄여오는 가슴을 어찌할 수 없는

파리한 상태로..

영혼이 죽은 상태로..

 

영원할 줄만 알았던 모든 것이 거품처럼 안개처럼 손에서 떠나갔다.


 

아무리 악인이고서니, 한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은 숙연해 질수 밖에 없다.

 

한 나라의 왕이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초대 이스라엘의 왕이었던 사울이 말이다.


 

가만 그의 인생을 생각해보다,

눈물이 왈칵 났다.

 

왜 그렇게 살아갔니..

왜 거기서 멈추지 않았니..

왜 돌이키지 않았니..

수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왜 거꾸로 갔니..

너 알고 있었자나.

너 기억하고 있었자나..

 

그런 생각들.


 

그의 모든 것이 거품처럼 끝나버렸다.

그의 모든 것이 안개와 같이.

부서지는 낙엽과 같이.

그렇게 종결되었다.

 

목이 베인채,

옷이 벗겨진채,

온 몸이 성벽에 박힌 채..

 


 

하나님 없는 인생을 생각해본다.

얼마나 얼마나 비참한지..

 

일생을 노력했으나 허망한..

일생을 달려갔으나 헛된 수고인..

 

영원함이 없는 인생은 이런 것이었다.

살아계신 하나님과 소통할 수 없는 인생은 이런 것..

죄로 인해 죽었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사 43:21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 

하나님께서는 영원과 연결된 삶을 살려 우리 모두를 지으셨는데, 가장 영광스럽게 지으셨는데..

 

죄로 인해 죽게 되었을 때의 모습이란 바로 이런 것..

사울과 같은 것..


 

눈물이 난다.

가슴에서 눈물이 난다.

 

사울과 같은 나의 삶의 모습이 불쌍해서 눈물이 나고,

그런 자를 살려내려 아들 주신 사랑에 먹먹해 눈물이 나고,

나와 같은 자들.. 아직 벗어나지 못한 수 많은 사람들 생각하며 눈물이 나고..

 

그렇다.

오늘은 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