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Testament/Genesis

창세기27장_심장이 쿵

Abigail_아비가일 2021. 8. 17. 14:36

별미와 떡을 쟁반에 든 야곱의 손이 떨린다.
손과 목에 살결에 염소새끼 가죽을 둘러 맸다.
엄마 리브가가 정말 치밀했다는 생각과 함께, 야곱도 덩달아 아버지에게 저주라도 받지 않으려면 이정도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쿵쾅거리는 심장소리와
다리도 후들거린다.

형 에서의 옷을 입었다. 형의 등치가 거서 옷이 훌렁거린다.
에서 형의 좋은 옷이었는데, 내가 입으니 후질근 해 보인다 ^^;;; 흠흠

15절. 리브가가 집 안 자기에게 있는 그의 맏아들 에서의 좋은 의복을 가져다가 그의 작은 아들 야곱에게 입히고
16절 또 염소 새끼의 가죽을 그의 손과 목의 매끈매끈한 곳에 입히고
17절 자기가 만든 별미와 떡을 자기 아들 야곱의 손에 주니



그대로 야곱은 아버지의 방을 두드렸다.
아 잠깐,
두드리기 전에.. 헛기침을 몇 번한다. ‘흠흠흠.’
‘아버지~ , 아버지? , 아~ 버어~지. 아!버지!’
여러 버전으로 에서형의 성대묘사를 해보았다만 잘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여하튼. 손에 별미와 떡을 쥔채로.
‘내 아버지여.’하고 불렀다.

아버지께서 “내가 여기 있노라 내 아들아 네가 누구냐”
라고 즉각 응답하셨다.
18절. 야곱이 아버지에게 나아가서 내 아버지여 하고 부르니 이르되 내가 여기 있노라 내 아들아 네가 누구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망했다. 어떻게어떻게어떻게.............어떻게 대답해야해.
침착해. . 다시 심호흡을 한 번 하고.


“ 나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아버지께서 내게 명하신대로 내가 하였사오니 원하건대 일어나 앉아서 내가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아버지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

19절. 야곱이 아버지에게 대답하되 나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아버지께서 내게 명하신대로 내가 하였사오니 원하건대 일어나 앉아서 내가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아버지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또 몇 번의 심장이 쿵 내려앉는 대화가 오갔다.

“내 아들아 네가 어떻게 이같이 속히 잡았느냐”
“아버지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로 순조롭게 만나게 하셨음이니이다” (20절)

“내 아들아 가까이 오라 네가 과연 내 아들 에서인지 아닌지 내가 너를 만져보려 하노라” (21절)

“음성은 야곱의 음성이나 손은 에서의 손이로다” (22절)

“네가 참 내아들 에서냐”
“ 그러하나이다”(24절)



이렇게 몇 번의 대화가 오간 후,
이삭은 결국 야곱에게서 에서의 향취를 맡은 후.. 그렇게 야곱에게 형 에서에게 줄 축복을 부어주었다.



난 오늘 본문과 함께 가슴을 조이며.
야곱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가 형 에서의 옷을 입고
형 에서의 목소리를 하며
아버지에게 찾아가
아버지에게 형 에서인 척을 하면서....

너 정말 에서야?
내 아들 에서맞아?

하는 아버지의 질문을 들으면서..
그의 인격에 얼마나 많은 금이 갔을까..
그의 마음이 얼마나 상했을까.

모르긴 몰라도, 당장은 축복을 받아야 하는 긴급? 한 상황이었기에 빨리 마음의 데일밴드를 붙이고 순간을 지나갈 수 있엇을테지만...

아버지를 둘째 아들의 이름으로 부를 수 없었던 것
속여 빼앗아야 했던 것.
어떻게 이렇게 사냥을 빨리 해왔어? 라는 질문 앞에....하나님이 빨리 잡게 해주셨어요. 라는 거짓말을 해야헸던 것...

이 모든 것이
그 작은 마음의 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을꼬....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 괜찮아. 어쩔 수 없었어. 그럴 수 밖에 없었잖아.’
하고 아무리 괜찬은 척을 해봐도.
다시 들여다보면 아프고 속이 쓰리게 되는 순간이었음을..



하나님은 이 상황에서 어디계셨을까?
무엇을 하고 계셨을까?

하나님. 다 알고계셨다.
하나님 이름 들먹여서 축복받으려고 하는 심정도 알고 계셨고..
야곱이 형 에서의 옷을 입고. 에서인 척을 하면서 축복 한번 받아보려고... 목소리를 변조해가는 모든 과정을 하나님은 다 보고계셨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고 계셨다..



하나님은 어떤 마음이셨을까?
이런 야곱을 보면서.....

고쳐주고 싶으셨을 것 같다. 저렇게 절절매는 야곱을 보면서..
야곱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깊은 인격의 상처를 싸매주고 싶으셨을 것이다.
그 안에 거짓된 독들을 도려내고 새 살을 돋게 하고 싶으셨을 것이다.
내가 아버지라면, 나는 아마 그럴 것 같다.

하나님은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시는 분이시니까.

여하튼. 그래서인지 야곱의 삶이 평탄하거나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늘......이리저리 치이는 고난의 연속.
그러나 그의 노년에는 애굽의 바로를 축복할 만큼의 약속의 상속자 다운 모습을 보인다.



죄된 나의 실존을 보았을 때, 정말 비참에 더할 말이 없었다.
죄 곧 나, 나 곧 죄.
무엇을 하던 사망에 이를 수 밖에 없는 존재에게.. 하나님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시고,
당신의 가장 소중한 하나밖에 없는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준비하셨다.

그리고 그 아들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하게 하사.
하늘에 속한 모든 복을 받는 생명의 아들의 나라로 옮겨주셨다.

죄의 독으로 인하여
인격에 금이 갈 뿐 아니라, 인생이 망가져 무너져 사망에 이를 수 밖에 없는 존재에게
베푸신 지극히 큰 자비. 기쁜 소식 예수그리스도.

오늘도 그분으로 숨쉬고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우리를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셔서, 꺼져가는 등불 끄지 않으시고 상한 갈대 꺽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그 사랑이 오늘도 나를 살게합니다. 그 사랑 없었으면 진작에 망했을텐데.. 그 사랑 때문에 일어나게 하시고 걷게 하시고 달려가게 하시는 은혜에 감사합니다. 하나님 오늘도 순간마다 붙들 분이 주님이십니다. 나의 힘 소망 요새 방패 산성이 되어주십시오. 그리고 열방의 모든 자들에게도 이 은혜를 베푸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