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Testament/Genesis

창세기29장_900km를 걷는 동안

Abigail_아비가일 2021. 8. 17. 15:01


어머, 오늘은 화이트데이군요.
그리고 오늘 야곱은 라헬을 만나게됩니다.
우물가에서.



동방사람의 땅. 메소포타미아 북서쪽의 밧단아람에 드디어 도차아아아아악!
1절. 야곱이 길을 떠나 동방 사람의 땅에 이르러.


900km를 걸어걸어
산너머 물건너는 동안 야곱이 얼마나 단단해졌는지 모른다.
이제 매일 집에서 앞치마 두루고 팥죽 쑤던 야곱이 아니다.

검게 그을린 얼굴.
팔 다리에 근육도 붙었다.
무엇보다 야곱의 얼굴에 큰 고비를 넘긴 자의 단단함이 엿보여진다.



‘동방사람의 땅’ 밧단아람...
우물가..

여느 지방에서 보던 풍경이다.
우물 아귀엔 돌이있다. (우물이 오염되지 못하게 하거나 독을 넣지 못하도록 보통 돌을 올려놓는다. 보호벽으로 우물을 둘러싸 주기도 하고 짐승들이 걸려 넘어져 우물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도 하는 돌.)

목자들은 큰 돌로 우물 아귀를 덮었다가 모든 떼가 모이면 돌을 옮겨 물을 먹이고
다시 돌을 덮어두곤 했다.

2절. 본즉 들에 우물이 있고 그 곁에 양 세 떼가 누워 있으니 이는 목자들이 그 우물에서 양 떼에게 물을 먹임이라 큰 돌로 우물 아귀를 덮었다가
3절. 모든 떼가 모이면 그들이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기고 그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는 우물 아귀 그 자리에 다시 그 돌을 덮더라..



우물가에서...
오늘 그 기적의 만남이 일어날지 몰랐지.

긴 여행의 정상이 오늘 보일지 몰랐지.

떨리는 마음으로 물었다.
혹시 어디서 오셨냐고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아시느냐고
그리고 그 라반이 평안하시냐고

4절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 형제여 어디서 왔느냐 그들이 이르되 하란에서 왔노라
5절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아느냐 그들이 이르되 아노라
6절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그가 평안하냐 이르되 평안하니라

...
그리고 그들이 한 말!

7절. 그의 딸 라헬이 지금 양을 몰고 오느니라..
!!!!



그들과 이런저런 말을 하는 동안, 드디어 만나게 된다.
9절. 야곱이 그들과 말하는 동안에 라헬이 그의 아버지의 양과 함께 오니....

그리고 야곱은 900km를 걷는 동안 단단해진 힘으로 그 큰 돌을 번쩍 들어 옮기고 라반의 양떼에게 물을 먹인다.
10절. 야곱이 그의 외삼촌 라반의 딸 라헬과 그의 외삼촌의 양을 보고 나아가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기고 외삼촌 라반의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

그리고는....
꾹꾹 눌렀던 모든 마음이 쏟아져 나오듯이.
그렇게 라헬에게 자신의 마음을 쏟아보인다.
“내가 당신 아버지의 생질입니다. 내가 리브가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라반과의 만남 따뜻한 환대를 받게 된다.
14절. 라반이 이르되 너는 참으로 내 혈육이로다 하였더라.



나는 오늘 본문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먼저는 브엘세바에서 밧단아람까지 900km를 홀로 걸어야 했던 야곱의 여정에 대해서였다.

그에게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스쳐지나갓을까?
도적을 만날 경우
굻을 경우
굻어 죽을 경우
물이 없을 경우..

과연 도착할 수 있을까?
밧단아람까지 가면 라반은 어떻게 찾지?
라반이라고 이야기하면 그 넓은 땅덩어리에서 그 이름을 알 자가 있을까?
이 여행은 언제 끝날까.
그리고 나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수 많은 염려들

어제 묵상본문 28장을 보면, 야곱이 그다지 신앙이 깊어보이진 않는다.
그 크신 약속을 받고도
하나님과 조건적인 거래를 한다.
그렇다면 더더욱이.. 그의 내면의 갈등이 얼마나 치열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900km걷는 동안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걸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자기의 생각에 빠져.. 걱정과 염려만 잔뜩 안고 있었을까.

성경은 이 모든 질문에 침묵한다.
그리고
성경은 이 많은 소리를 잠재운다.
그리고 한 마디로 요약한다.
‘결국 라반을 만났다’

야곱이 라헬을 끌어안고 소리내어 울만도 하다 (11절)는 생각을 했다.
그의 안에 꾹꾹 눌러담았던 모든 것이 폭발하듯....
그 순간 우물가에서 그는 정말 그러했었으리라.

여튼 하나님의 크신 섭리 안에 결국, 라반을 만나게 되고.
결국엔 따뜻한 환대를 받게 된다.



때때론 삶과 사역 속에서.
지레 겁먹고 지레 걱정하고 염려하고. 될까? 진짜일까?

내 한계에 부딪힐 때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벽을 만났을 때,
그것이 인생의 큰 굴곡이나, 아니면 분초마다 이뤄지는 내면의 싸움이나 상관없이
믿음으로 걸어야 하는 어떤 무엇을 만났을 때..

내 안에도 동일한 갈등이 있다.
이것이 되나 안되나.
진짜일까
말로 다할 수 없는 수 많은 물음표들.

내 내면의 900km.



후에 돌아보면, 왜 그런 생각을 했나 싶을만큼,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서는 조금도 요동함 없이 계획대로 착착
때가차매 라반을 만나게 되는 것처럼.
그러한 일들도 많이 발견케 된다.

하나님의 계획은 한 치의 오차도 없다.
나는 여기서 동서남북으로 머리를 쿵쿵 박더라도
하늘의 계획은 한 치의 흔들림이나 오차가 없다.

원래 그랬던 것처럼
때가 차면 반드시 그 일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