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Testament/Genesis

창세기35장_나의 벧엘

Abigail_아비가일 2021. 8. 18. 14:23


6절. 야곱과 그와 함께 한 모든 사람이 가나안 땅 루스 곧 벧엘에 이르고...그가 거기서 제단을 쌓고 그 곳을 엘벧엘이라 불렀으니 이는 그의 형의 낯을 피할 때에 하나님이 거기서 그에게 나타나셨음이더라

익숙하다 이곳.
벧엘.

공기도 여전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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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무슨 죄가 그리 많아서
형의 얼굴을 피해야 했던 운명..

숨가쁘고
두려움이
요동치던 때.

그 곳
벧엘이다.

내게 나타나셨던 하나님.
유일하게 붙들 소망이었던 벧엘의 하나님이셨다.

정신없던 나를 붙들어, 약속이란 것을 쥐어주시고.
갈 힘을 주셨던 그 벧엘..

공기조차 잊을 수 없어.
이 곳 벧엘.

아, 그게 벌써 20년 전이구나..



내 인생을 잠시 돌아보게 된다.
상처투성이
거짓투성이였던 나 야곱..
이름 자체가 ‘속이는 자’였으니 원.
더 말할 것도 없다.

무엇을 하던지, 살아남으려먼 남을 짓밟아야 했던..... 피로 얼룩진 인생이었던 나 야곱..
그냥 그렇게 살다가 죽는 게 인생인 줄 알았는데.

모두가 그렇게 사니까, 당연히 나도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그리고 이 한평생을 저주하며,
끝끝내 죽음 앞에서 벌벌 떠는 존재의 두려움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원래 모두가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이 비극의 삶 한 가운데,
하나님이 개입하셨다.



다시 돌아봐도.
또 다시 돌아봐도.

기적 중에 기적이었다.

내 인생이 송두리째.. 역전이 되는 순간이었어..
전부..
모든 것이 그의 손이 닿는 곳곳마다, 빛으로 변했던 순간이었어..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
고통이 없지도 않았다.
기가막힌 상황에 놓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빛이었고, 열매였다.
내 삶에 결코 쥘 수 없을 것 같은 열매들이 풍성하게 맺혀갔다.



벧엘.
아 여기가 그 때 그곳 벧엘이구나.... 벧엘.

잠시, 추억에 잠겼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하나님 그 분이 내 인생에 개입하심으로..
내가 뭘 한 것도 아닌데..
그분이 내 삶에 들어오심으로..

모든 저주가 복으로 바뀌어져버렸다..




땅을  꾹 밟아 보았다.
잠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음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쉬어 보았다.

하나님..


하나님..

할아버지 아브라함 하나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
이제.

나 야곱의 하나님..
해주셔도 될까요.

하나님..
하나님..


6절. 야곱과 그와 함께 한 모든 사람이 가나안 땅 루스 곧 벧엘에 이르고...그가 거기서 제단을 쌓고 그 곳을 엘벧엘이라 불렀으니 이는 그의 형의 낯을 피할 때에 하나님이 거기서 그에게 나타나셨음이더라
(엘벧엘_벧엘의 하나님)



야곱을 보면
아브라함이 보이고
이삭도 보인다..

죄 된 인간의 모습이 어디 없겠느냐만은..
오늘 묵상하는 내 눈에는,, 하나님 앞에 제단을 쌓고 예배했던 그들이 보인다.

세겜에서, 벧엘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던 아브라함의 모습..
억울하게 우물을 몇 번이나 빼앗겼다만, 브엘세바에서 승리하신 주를 불렀던 이삭의 모습..
그리고 오늘 벧엘에서의 야곱의 모습...

다른 이방민족과 이들이 다를 바가 뭐가 있겠는가.
모두가 아담의 죄를 이어받은 죄인일 뿐인데..
다만 다른 것 하나는, ‘은혜’로 그들의 인생에 하나님이 개입하신 것.
오직 그것 하나 일 것이다..

그들의 모습이 각기 다른데,
모두 같다..
하나님.. 그분을 기억하는 예배자의 모습이.

오늘 묵상하는 내게
참 가슴 먹먹함으로 다가온다.



인생에 외로움이 왜 없었겠어
괴로움 억울함이 왜 없었겠어
고비마다 가슴치는 일이 왜 없었겠어.

근데 하나 기억할게 있다.
그 죄된 인생에 개입하신 하나님의 ‘은혜’..
나를 만나주셨던 그 때.

그래서 여기 올 수 있었던 거야..
그래서 이 길 갈 수 있는 거다.

분명 억울하고 힘들과 괴롭고 외롭고. 가슴을 치는 답답함이 있어도.
그분과 함께하는 순간.
이 모든 것이 미소짓는 추억이 될 만큼
아름다운 기억이 되도록.

하나님 ..
정말 신실하시니까.

모든 저주가 복이 되어지도록
결국 죽을 사망의 운명이 생명이 되어지도록.

그분은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이시니까.


눈물과 상처로 얼룩진 죄된  내 인생에
하나님 처음 개입하셨던 그 순간... 오늘 사무치게 생각난다.

정말.
고맙습니다.

먼저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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