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Testament/Genesis

창세기46장_그의 순종에 깊은 맛이 난다.

Abigail_아비가일 2021. 8. 18. 18:57


늘지막히 낮잠 한번 잤으면 하는 오후다.
내리쬐는 태양빛이 한몫 했다.

몇 일 전까지 참 야속했던 태양빛이었다.
언제까지 비를 내리지 않을 작정이신 것일까.
이렇게 다 주려 죽는구나. 아, 속까지 까맣게 타들여버리게 하는 태양이여.

아, 이제는 저 태양으로 인하여
내 아들을 만나게 되는구나.



인생은 알 수 없는 법이다.
‘내가 계획한대로 될 것이다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것인 법이야.’
노년이 된 야곱은 참으로 옅은 미소를 띄었다.

미소에, 깊은 연륜이 느껴졌다.



애굽으로 내려간다.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화를 당했던 그곳으로
아버지 이삭에게 내려가지 말라고 지시하셨었던 그 곳으로 (26장)

‘가는구나. 내 아들이 그곳에 있구나.’

가슴이 요동을 친다.
아들. 요셉을 생각할 때마다 생겨난 증상이다.

‘어떻게 변해있을까. 늠름한 어른이 되어있겠지. 녀석 신기하기도 하지. 어떻게 총리가 되었지..’



아들에 대해서 놀랍기도 했지만, 이스라엘이 된 야곱은 사실, 이 모든 것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섭리에 참으로 놀라기도 했다.

애굽으로 내려가는 것이 망설여지기도 했다.
‘하나님께서 가지 말라고 막으신 땅이었는데, 하나님의 언약에 손상이 가는 것은 아닐까.’
‘다시는 가나안 땅에,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있는 그곳에 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고센은 어떤 땅일까. 정말.., 우리 가족을 다 이끌고 그 곳에 가도 되는 것일까...’



늘상 더 알아가는 법은
인생은 어디로 가게 될 지 알 수 없는 법이다.

머리 굴리고 계획하여 가장 좋은 길을 치밀하게 생각해 논다 할지라도 .
하나님 손가락 까딱하면, 방향이 틀어지는 법이다.

‘그래 내 인생 험악한 인생 지내오는 동안. 그거하나 배웠지. ’
‘그런데, 하나님.. 제게 한가지 확증해주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요셉은 요셉이지만, 애굽에 가게 된다면 다시 가나안에 올수 있는 것입니까..’



브엘세바였다.
하나님 앞에 희생제사를 드렸다.
1절. 이스라엘이 모든 소유를 이끌고 떠나 브엘세바에 이르러 그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께 희생제사를 드리니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였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것 맞는 것이니까.

그날 밤이다.
이 곳에 놓칠 수 없는 그림은 별이 쏟아지는 아름다움이다.
하나님께서 이 밤에 야곱을 찾아와주셨다.

“야곱아, 야곱아. 나는 하나님이다. 네 아버지의 하나님이기도하지.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하지 말거라.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 (3절)
“ 내가 너와 함께 애굽으로 내려가겠고 반드시 너를 인도하여 다시 올라올 것이다” (4절)
“ 요셉이 그의 손으로 네 손을 감길 것이다 ”



내가 이제까지 알게 된 하나님이 있다면
그분은 내 마음을 속속들이 쏙 빼서 전부 알고 계시는 분이시다.
내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그분은 알고계셨다.
그리고 당신의 크신 손으로 나를 잠재우시듯 평안케 하셨다.

그리고 당신의 크신 계획을 말씀해주셨다.
내 생각은 우리가족 정도 고센 내려가는 걸로 생각했는데, 다 이해할 수 없어도 하나님은 고센 땅에서 큰 민족을 주실 생각을 하고 계셨다.
나는 가나안에 다시 돌아올수는 있을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내가 가나안에 돌아올 뿐만 아니라, 내 아들 요셉이 내 눈을 감기게 할 것이라고 말씀해주신다.



애굽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힘이 더해졌다.

7절. 이와 같이 야곱이 그 아들들과 손자들과 딸들과 손녀들 곧 그의 모든 자손을 데리고 애굽으로 갔더라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것은.
육체미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주름살이 늘어갈수록 하나님을 경험하여 알아간 경륜이라는 생각이 든다.

46장에 다시 돌아온 야곱을 만나면서, 참 반가웠다.
그간 애굽에서 요셉에 포커스가 되어있는 터라, 야곱은 그간 어찌 지냈을까. 생각했는데.

야곱은 이마에 주름이 많아졌고
피부는 쳐지고
손은 자글자글해지고
허리는 고부라질 지언정.

그가 하나님을 만났던 인생의 경륜은 깊고 진하고 감칠맛 나는 멋진 인생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일생을 닦아온 생활터전을 뒤로하고, 모든 식구를 데리고 내려갈 수 잇겠는가.
가족들과 가축들을 전부 데리고.
애굽땅으로 어떻게 갈 수가 있겠는가.
어찌보면 그에겐 새로운 도전이자 새 인생의 시작일수도 있는데 말이다.
어지간한 확신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그 일을 야곱은 자연스레 해낸다.

교회에 기도많이하시는 오랜 권사님 같다고나할까.
“어유 우리 목사님이 하신다면야.” 하시면서 팔 겉어붙이고 청춘으로 섬기시는 권사님 포스..
족장이니 더한 포스가 나올 법도 하다.
 
그의 순종에 깊은 맛이 난다.

계획하고 안 되면 빼앗고 속이고 도망가던 야곱.
참 많이도 바뀌었다.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