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총리의 손에 이끌려
저벅저벅 걸어나오는 한 남자가 보인다.
제국의 왕 앞에서.
그는 한 치의 떨림이 없다.
다리가 떨릴 수는 있겠고
머리를 조아리를 수는 있겠으나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제국을 감싸 휘감는 것 같았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장 안에는 어떠한 다른 공기를 만난 것 같이.
바로에게 축복하는 야곱의 모습이 이상히 여겨지지가 않았다.
7절. 요셉이 자기 아버지 야곱을 인도하여 바로 앞에 서게 하니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매
바로는 문득 궁금해졌다.
경륜이 뭍어나는 노년의 기상을 볼 때에, 무엇으로 저 사람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을까.
“네 나이가 얼마냐” (8절)
노년의 야곱이 우물우물하며 천천히, 한글자씩 말을 떼었다.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노년의 허스키한 떨림이었고
겸손한 힘이 느껴지는 매우 강한 대답이었다.
“예. 제 나그네 길, 130년 세월이었습니다. 사실 제 나이가 얼마 못되어 우리 조상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는 못합니다. .험악한 세월을 보냈습니다” (10절)
한 마디, 한 마디에 깊은 무게감이 퍼져간다.
요셉과 같지만 다른 무게였다.
‘저 분이 요셉의 아버지야?’ 장안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요셉은 뭔가모를 으쓱함을 느낀다.
그렇게 야곱은 바로를 축복하고 바로의 궁을 나왔다.
11절.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고 그 앞에서 나오니라
기근은 더욱 심해졌다.
요셉이 기근 정책을 주도하고 감독할 즈음에 야곱의 가족들은 때 아닌 풍성함을 누렸다.
27절. 이스라엘 족속이 애굽 고센 땅에 거주하며 거기서 생업을 얻어 생육하고 번성하였더라
하나님의 축복이였다.
그렇게 1년 1년. 한 해 두 해 흘러, 17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28절. 야곱이 애굽 땅에 십칠년을 거주하였으니 그의 나이가 백사십칠 세라.
참 많은 굴곡의 세월이 흘렀다.
요셉을 잃고, 가나안에서 애굽으로 내려왔던 시간만큼 고센 땅에서 보낸 것 같다.
언 20년씩을. 가나안에서, 또 고센에서.
참으로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가는 것은
이제 기력이 약하여 져서.. 쉬이 움직이는 것 조차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야곱은 때가 가까워 왔음을 직감하게 되었다.
이제 곧. 그리운 그곳이 가까워왔음을
29절. 이스라엘이 죽을 날이 가까우매 그의 아들 요셉을 불러 그에게 이르되
“요셉아. 내게 약속해다오. 내 허벅지 아래에 손을 넣고 말이다. 네 인애와 성실함으로 꼭 내게 행해주기를 바라는 아주 중요한 약속이다. ”
“ 네 아버지 무엇입니까?”
“ 애굽에 나를 장사하지 말아다오. 나는 꼭 조상의 묘지에 장사해다오. ”
“제가 꼭 그리 하겠습니다”
“맹세해다오”
“예 아버지”
“ 그래 고맙구나.”
31절. 이스라엘이 침상 머리에서 하나님께 경배하니라
야곱.
노년의 야곱을 본다.
‘참 험악한 세월을 살았나이다.’ 하는 그의 고백에서 속속들이 다 알 수 없지만 짐작되는 필름들이 스쳐지나가며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에게 그것이 정말 정직한 고백이었을 것이다.
나그네로 평생을 살아가면서, 험악한 세월을 견뎌내면서
아들을 잃은 아픔과
다시 얻은 기쁨 등
인생의 희노애락의 끝에 . 그에게 진짜 남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오늘 본문 마지막을 보며, 인생의 필름들을 지나쳐보며 야곱에게 남은 것은 이것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그것은 바로,‘하나님 그분에 대한 신뢰’와 ‘하나님의 약속’이다.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이삭의 맹세와 같이,
야곱은 자신의 아들 요셉에게 허벅지 아래에 손을 넣고 꼭 맹세해달라고 당부한다.
자신을 애굽에 뭍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언약이 있는 그곳에, 자신을 뭍어달라는 것이다.
야곱의 마음은 풍성하게 누려지는 고센이 아니라, 약속의 땅 가나안에 있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 자신의 자손들이 번성하여 출애굽하여 약속의 땅 가나안을 상속할 것에 대한 언약의 확신이 있었다.
참
어느새 야곱 그가 아브라함 언약에 부응한 족장의 모습이 되었다.
나는 오늘 묵상을 하며 두가지 생각이 든다.
하나님 결국 약속대로 만들어내시고
그리고 그 약속을 성취하시기 위해 인생의 어느것도 헛으로 쓰시지 않는다는 것.
야곱을 빚어내신 하나님
그분은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그분은 반드시 약속을 이루어내신다.
야곱의 모든 것을 사용하셔서 . 심지어 아들을 잃어버리고 다시 찾는 과정을 통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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