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총리의 손에 이끌려 저벅저벅 걸어나오는 한 남자가 보인다. 제국의 왕 앞에서. 그는 한 치의 떨림이 없다. 다리가 떨릴 수는 있겠고 머리를 조아리를 수는 있겠으나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제국을 감싸 휘감는 것 같았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장 안에는 어떠한 다른 공기를 만난 것 같이. 바로에게 축복하는 야곱의 모습이 이상히 여겨지지가 않았다. 7절. 요셉이 자기 아버지 야곱을 인도하여 바로 앞에 서게 하니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매 바로는 문득 궁금해졌다. 경륜이 뭍어나는 노년의 기상을 볼 때에, 무엇으로 저 사람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을까. “네 나이가 얼마냐” (8절) 노년의 야곱이 우물우물하며 천천히, 한글자씩 말을 떼었다.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노년의 허스키한 떨림이었고 겸손한 힘이 ..